푸들19마리 살해하고

공무원을 사칭한 공기업 직원 A 씨에 의해 입양돼 살해된 개의 시신이 A 씨의 집 화단에서 발견됐다.

(왼쪽) A 씨는 푸들 품종의 애완견만 집중적으로 입양했다.

군산 길고양이를 돌보는 공무원을 사칭한 공기업 직원이 푸들 19마리를 차례로 입양한 뒤 살해하는 행동을 반복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지난 6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조사 중입니다.

A씨는 군산 내에 위치한 공기업에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사실을 경찰에 고발한 군산지역 동물보호단체 ‘군산도 고양이돌봄이’에 따르면 A씨는 그동안 푸들만을 계획적으로 입양한 뒤 약물을 먹이거나 폭행하는 등 동물학대 행위를 저질렀고 학대를 이기지 못해 죽은 개들의 시신은 불법으로 땅에 묻었습니다.

A씨는 개인 사정으로 다른 가족을 찾아야 하는 개들을 노렸습니다.

군산길고양이돌봄인 차은영 대표는 동그라미와의 통화에서 “A씨는 자신을 공무원으로 사칭하고 깨끗한 집을 공개하는 등 입양을 보내는 사람들을 안심시켰다”며 “이런 거짓말을 할 정도로 A씨의 범행은 계획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개를 살해한 뒤 안부를 묻기 이전 반려인의 질문에 “산책 중 목줄을 풀어줬는데 도망쳤다”는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군산 길고양이를 돌보는데 A씨는 입양 후 반려견의 안부를 묻는 질문에 “산책 중 목줄을 풀어줬는데 도망쳤다”고 답했습니다.

처음으로 A씨는 개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연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같은 내용의 변명이 수차례 반복됐다는 점입니다.

결국 개를 보낸 반려인들은 A씨의 반복적인 입양을 의심하게 됐고, 이 사실을 군산 길고양이 돌봄교사에게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군산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은 지난달 A씨 집을 찾아 개의 행방을 추궁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개들을 모두 죽였다”고 자백했습니다.

차 대표는 활동가들과 함께 A씨 집 화단에 묻힌 개 시신 2구를 확보했습니다.

차 대표는 이후 경찰에 신고했어요.

경찰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A씨는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일 직장에 휴가를 냈어요. 이후 다음날 차 대표가 그의 집을 찾아가 보니 자택 화단이 여기저기 파헤쳐진 흔적이 있었습니다.

차 대표는 증거 인멸을 우려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했고 현장검증을 통해 개 시신 4구를 추가로 발견했습니다.

그럼에도 A씨는 경찰 조사에서는 심신미약을 내세워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가 불법 매립한 개의 시신에서는 화상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A씨는 경찰 수사를 앞두고 자택 화단을 파헤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군산도 고양이를 돌보는 경찰은 A씨가 혐의를 부인해 추가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며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직업과 주소가 일정해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수사의 진행 경과 및 범죄 확보 정도 등을 종합해보면 구속해야 하는 사유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차 대표는 “지금까지 A씨가 입양한 것으로 확인된 개만 19마리”라며 “다른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한 차례 증거인멸을 시도한 범인을 불구속 기소하겠다는 법원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차 대표는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사실을 알리고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청원글에는 현재 42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동그라미가 정진욱 [email protected]